금융상식

예금 이자에 붙는 세금 15.4% — 세전 vs 세후 이자 계산하는 법

글 · 머니로그 운영자 작성일

지난 몇 년 사이 예금 금리는 참 바쁘게 움직였어요. 기준금리가 오를 때는 연 4%대 특판에 돈이 몰리고, 내릴 때는 그마저 아쉬워지는 흐름이 반복됐죠. 그런데 금리가 그렇게 오르내리는 동안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이자에 붙는 세금, 15.4%예요. 은행 앱에 적힌 금리만 믿고 만기를 기다렸다가 입금된 금액을 보고 “어, 왜 이것밖에 안 들어왔지?” 싶었던 적이 있다면, 범인은 십중팔구 이 숫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15.4%가 어떤 세금 두 개로 이뤄져 있는지, 세전 이자를 세후 이자로 어떻게 환산하는지, 그리고 이 세율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예외까지 순서대로 짚어 볼게요.

15.4%는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

15.4%라는 숫자를 세금 하나의 이름으로 여기기 쉬운데, 실은 두 세목이 합쳐진 값이에요. 이자소득세 14%가 본체고, 그 이자소득세 금액에 다시 10%를 매기는 지방소득세 1.4%가 따라붙어서 합계 15.4%가 됩니다(2025년 세법 기준). 이자가 10만 원 나왔다면 이자소득세 14,000원에 지방소득세 1,400원, 합쳐서 15,400원이 빠지는 구조죠. 14%의 10%라서 1.4%라는 계산 구조를 한 번 이해해 두면, 이 숫자는 다시 안 잊어버려요.

그럼 이 세금은 언제 어떻게 내는 걸까요? 답은 “이미 냈다”입니다. 은행이 이자를 지급하는 시점에 세금을 먼저 떼고 남은 금액만 통장에 넣어 주는 원천징수 방식이라서, 따로 신고할 것도 납부할 것도 없어요. 통장에 찍힌 이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세금을 안 낸 게 아니라, 내고 남은 돈만 받은 겁니다. 이 세율 구조는 오랫동안 유지돼 왔지만 세법은 언제든 개정될 수 있으니, 정확한 최신 세율은 국세청 안내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해요.

금리 4% 예금, 만기에 실제로 받는 이자

숫자로 직접 확인해 볼게요. 1,000만 원을 연 4% 정기예금에 1년 넣었다고 하면 세전 이자는 1,000만 원 × 4% = 400,000원입니다. 여기서 15.4%인 61,600원이 세금으로 빠지고, 실제 손에 들어오는 세후 이자는 338,400원이에요. 원금 대비로 다시 계산하면 실효수익률은 연 3.384%. 앱에서 본 4%와 실제로 받는 3.384% 사이의 이 간격이, 만기 때 느끼는 허전함의 정체입니다. 예치 금액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예치금 (연 4%, 1년 만기)세전 이자세금 (15.4%)세후 이자
500만 원200,000원30,800원169,200원
1,000만 원400,000원61,600원338,400원
3,000만 원1,200,000원184,800원1,015,200원
5,000만 원2,000,000원308,000원1,692,000원

얼마를 넣든 세후 실효수익률은 똑같이 연 3.384%예요.

비율이 고정이라는 건, 외워 두면 평생 쓰는 환산 공식이 하나 나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표면금리에 0.846을 곱하면 그게 세후 금리예요. 연 3% 예금이면 세후 2.538%, 연 5%면 세후 4.23%가 되는 식이죠. 특판 예금 광고를 볼 때 이 공식으로 한 번 걸러서 보면 기대치가 훨씬 현실적으로 잡힙니다. 내 금액과 기간으로 바로 확인해 보고 싶다면 예적금 이자 계산기에 숫자만 넣으세요. 세전·세후 이자가 나란히 나옵니다.

저도 이 세금을 처음 의식한 건 거창한 계기가 아니라 안 쓰는 통장을 정리하다가였어요. 만기가 한참 지난 계좌의 거래 내역을 넘겨 보는데, 이자 지급 줄 바로 아래에 세금이라고 적힌 줄이 따로 있더라고요. 그전까지는 금리 숫자만 보고 가입했지 이자에서 뭔가 떼인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금리 높다는 상품을 봐도 세후로 얼마나 남을지 한 번 어림해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여요.

적금 이자는 왜 더 적게 느껴질까

같은 연 4%인데 적금 만기 이자는 예금보다 눈에 띄게 적어요. 금리가 낮아서가 아니라 이자가 붙는 방식이 달라서인데, 적금은 매달 넣은 돈이 각각 통장에 머문 기간만큼만 이자를 받거든요. 첫 달에 넣은 돈은 12개월 치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딱 1개월 치만 받는 구조라, 전체 이자는 직관적인 기대치보다 한참 아래로 나옵니다.

월 50만 원씩 12개월, 연 4% 적금이면 세전 이자는 130,000원이에요. 총 납입액이 600만 원이니 “600만 원의 4%면 24만 원 아닌가?” 하고 기대했다면 절반 수준인 거죠. 여기에 세금 15.4%(20,020원)까지 떼면 세후 이자는 109,980원까지 내려갑니다. 목돈이냐 매달 모으는 돈이냐에 따라 예금·적금·파킹통장 중 뭘 고를지는 적금 vs 예금 vs 파킹통장 비교 글에서 다뤘고, 애초에 이자가 붙는 방식 자체가 궁금하다면 단리와 복리 차이를 정리한 글을 먼저 읽어 보는 쪽을 권해요.

이자·배당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달라져요

여기까지는 15.4% 원천징수로 깔끔하게 끝나는 경우, 그러니까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이 2,000만 원 이하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 선을 넘으면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종합소득세율로 과세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요. 연 4% 금리로 이자만 2,000만 원을 만들려면 원금이 5억 원은 있어야 하니 예금만으로 여기에 걸리는 경우는 드물지만, 배당 소득이 함께 잡히는 투자자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합산 기준을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자세한 기준과 계산 구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다룬 글에 정리해 뒀어요.

15.4%를 줄일 수 있는 예외 상품들

그런데 이 15.4%를 누구나 똑같이 무는 건 아니에요. 세율을 합법적으로 비켜 가는 길이 몇 갈래 있습니다.

효과가 가장 확실한 건 비과세종합저축이에요. 만 65세 이상 거주자나 장애인 등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가입하면 일정 원금 한도까지 이자가 아예 비과세되는 제도거든요. 다만 가입 자격과 한도는 개정 가능성이 있어 신청 전에 국세청이나 거래 은행 창구에서 직접 확인해야 하고, 요건 자체가 좁아서 해당되는 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 요건에 걸리지 않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ISA가 현실적인 대안이에요. ISA 안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은 일반형 기준 200만 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도 15.4%가 아니라 9.9% 분리과세로 끝나거든요. 예금은 신탁형 ISA에 담을 수 있어서, 저는 예금 위주로 굴리면서 이자 세금만 줄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조합부터 검토해 보는 게 순서라고 봐요. 계좌 유형별 차이는 ISA 계좌 유형을 정리한 글을 참고하면 됩니다.

금리를 볼 때는 세후로 환산하는 습관

예금을 고를 때 표면금리만 놓고 비교하면 실제 수익을 과대평가하기 쉬워요. 은행 갈아타기를 고민할 만큼 금리에 민감한 분들도 세금 15.4%는 계산에서 빼놓는 경우가 의외로 많거든요.

표면금리 × 0.846 = 세후 금리. 이 환산 하나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만기 때 실망할 일이 확 줄어듭니다.

이 글의 세율과 제도는 2025년 세법 기준이라, 실제 가입 시점에는 국세청 홈택스나 은행 공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걸 권해요. 다음 글에서는 ISA 계좌 안에서 손실과 수익을 상계해 세금을 줄이는 ‘ISA 손익통산’ 계산법을 다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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