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IRP에서 살 수 있는 상품 vs 없는 상품 총정리
연금저축 계좌에 첫 돈을 넣고, 증권사 앱 검색창에 눈여겨봐 둔 미국 상장 ETF 티커를 쳐 봅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잘만 뜨던 종목인데, 계좌를 연금저축으로 바꿔 놓으니 검색 결과가 텅 비어요. 그럼 국내 레버리지 ETF라도 담아 볼까 싶어 눌러 보면 이번엔 “해당 계좌에서 매매할 수 없는 상품입니다”라는 문구가 뜨고요.
연금계좌를 처음 튼 분이라면 거의 다 한 번씩 겪는 장면이에요. 계좌마다 담을 수 있는 상품의 경계가 법령과 감독규정으로 정해져 있거든요. 이걸 모른 채 계좌부터 만들어 놓으면, 꼭 매수 버튼 앞에서 벽에 부딪히더라고요.
계좌마다 살 수 있는 상품이 다른 이유
한 줄로 답하면, 계좌마다 노리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연금저축펀드와 IRP는 노후 자금을 오래 굴리라고 나라가 세액공제라는 당근을 얹어 준 계좌예요. 혜택을 주는 대신, ‘노후 대비’에서 벗어나는 고위험 상품은 규정으로 걸러 냅니다. 반면 중개형 ISA는 중기 목돈 마련용이라 성격이 좀 달라요. 그래서 국내 상장주식까지 직접 사고팔 수 있죠. 예전에 중개형 ISA에서 살 수 있는 상품과 없는 상품을 정리한 적이 있는데, 이번 글은 그 연금계좌 버전이라고 보시면 돼요. 연금저축펀드와 IRP, 두 계좌의 기본 구조가 아직 안 잡혔다면 연금저축펀드 vs IRP 비교 글을 먼저 읽고 오시길 권해요.
같은 ‘연금계좌’로 묶여도 규제가 쌓인 겹 수가 달라요. 연금저축펀드는 소득세법과 금융투자업규정을 따르고, IRP는 여기에 퇴직연금감독규정까지 한 겹 더 얹힙니다. 그러니 제약도 IRP 쪽이 한 겹 더 많죠. 이 차이가 바로 아래 표에 그대로 드러나요.
3개 절세계좌 매수 가능 상품 비교표
| 상품 유형 | 연금저축펀드 | IRP | 중개형 ISA |
|---|---|---|---|
| 국내상장 ETF(일반 지수형) | 가능 | 가능 | 가능 |
| 공모펀드 | 가능 | 가능 | 가능 |
| 상장 리츠 | 불가 | 가능 | 가능 |
| 국내 개별주식 | 불가 | 불가 | 가능 |
| 레버리지·인버스 ETF | 불가 | 불가 | 가능(사전교육 등 요건) |
| 해외상장 ETF·해외주식 | 불가 | 불가 | 불가 |
|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 | 불가 | 가능 | 불가(신탁형 ISA는 가능) |
표를 보면 묘한 비대칭이 눈에 들어와요. 예금과 상장 리츠는 IRP에서만 되고, 개별주식과 레버리지는 중개형 ISA에서만 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셋 중 담을 수 있는 폭이 가장 좁아요. 대신 뒤에서 설명할 ‘안전자산 의무 비율’이 없어서, 주식형 ETF를 100%까지 꽉 채울 수 있다는 반전이 있고요. 한 가지 덧붙이면, 같은 증권사라도 계좌 종류에 따라 취급 목록이 다르고 금융회사마다 편입 가능 상품에도 차이가 있어요. 그러니 계좌를 트기 전에 그 회사 상품 목록을 한 번 훑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왜 막혀 있을까
이건 그냥 ‘위험해서’가 아니라, 콕 집어 근거 규정이 있어요.
연금계좌에 편입되는 ETF는 파생상품 매매에 따른 위험평가액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율(40%)을 넘으면 안 된다는 제한을 받아요. 그런데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지수 선물 같은 파생상품으로 배율을 만들어 내는 구조죠. 이 40% 선을 넘어서 버립니다. 그래서 증권사가 아예 주문 단계에서 막아 두는 거예요. IRP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요. 퇴직연금감독규정을 따르느라 기준이 더 빡빡해서, 배율 상품이 아니어도 파생상품 비중이 큰 원자재 선물 ETF 같은 게 추가로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세부 편입 기준은 규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주문이 막힌 상품이 있다면 해당 증권사 상품 목록과 금융감독원 공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해요.
중개형 ISA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살 수 있긴 해요. 대신 일반 계좌처럼 금융투자교육원 사전교육 이수 같은 요건을 채워야 하죠. 그런데 살 수 있다는 것과 담아도 좋다는 건 전혀 다른 얘기예요. 장기 적립용 절세계좌에 하루 단위로 배율이 리셋되는 상품을 얹는 건, 솔직히 궁합이 좋지 않다고 봐요.
해외상장 ETF가 안 되는 이유는 ‘세금 배관’ 때문
미국 시장에 직접 상장된 ETF가 연금계좌에서 안 되는 건, 과세 체계가 아예 다른 배관을 쓰기 때문이에요.
연금계좌의 핵심은 과세이연이에요. 계좌 안에서 생긴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당장 세금을 물리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찾을 때 낮은 연금소득세로 한 번에 정산하는 구조죠. 이게 돌아가려면 금융회사가 계좌 단위로 수익을 추적하고, 세금을 원천에서 붙잡아 둘 수 있어야 해요.
세금 신고 방식을 보면 이유가 분명해져요. 해외상장 ETF의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 대상이라, 매년 5월에 투자자 본인이 직접 신고하고 납부합니다. 금융회사가 계좌 안에서 세금을 붙잡아 둘 수 없는 상품인 거죠. 과세이연이라는 배관에 애초에 연결이 안 되는 셈이에요. 그래서 연금계좌에서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국내 거래소에 상장한 해외지수 ETF로 같은 시장에 우회 투자하게 됩니다. 두 방식이 세금에서 얼마나 갈리는지는 S&P500 ETF 국내상장 vs 미국상장 비교 글에서 숫자로 계산해 뒀으니 참고하세요.
저도 연금계좌에 뭘 새로 담을 때는 주문 전에 종목명 앞에 KODEX·TIGER 같은 국내 운용사 브랜드가 붙어 있는지, 앱에서 원화로 주문이 들어가는지부터 눈으로 짚고 넘어가는 버릇이 있어요. 같은 미국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라도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것만 담기고 해외 거래소 상장분은 일반 계좌 몫이라는 걸, 몇 번 허탕을 치고 나서야 몸에 익혔습니다.
IRP에는 ‘안전자산 30%’ 관문이 하나 더
IRP는 연금저축펀드보다 담을 수 있는 상품 폭이 넓어요. 대신 문턱이 하나 더 있습니다.
주식형 ETF 같은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는 규칙이에요. 남은 30%는 예금이나, 주식 비중 40% 이하의 채권혼합형 펀드, 적격 TDF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상장 리츠는 IRP에서 살 수는 있지만 위험자산으로 분류돼서, 결국 이 70% 한도 안에서만 담기고요. 어떤 상품이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지, 70:30 포트폴리오를 실제로 어떻게 짜는지는 IRP 위험자산 70% 규칙 글에서 따로 자세히 풀어 뒀어요.
거꾸로 연금저축펀드에는 이 비율 규제가 아예 없어요. 주식형 ETF 100% 구성을 하고 싶다면, 연금저축이 그 그릇에 더 맞습니다.
그래서 어디에 뭘 담을까 — 월 50만 원 배치 예시
규정을 알았으면 실제 배치로 옮겨 볼게요.
월 50만 원을 넣는 총급여 5,000만 원 직장인이라고 해볼게요. 연금저축에 30만 원(연 360만 원), IRP에 20만 원(연 240만 원)으로 쪼개는 구성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연금저축에는 비율 규제가 없으니 국내상장 S&P500 ETF 같은 주식형을 100% 채우고, IRP는 주식형 ETF 70%에 예금이나 TDF 30%를 맞추는 식이죠.
환급액이 실제로 얼마인지 따져 볼게요. 이렇게 연 600만 원을 납입하면 2025년 세법 기준으로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가 적용돼서, 연말정산에서 99만 원이 통장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한도를 끝까지 밀어붙여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 합산 900만 원을 넣으면 환급액이 최대 148만 5,000원까지 커져요. (총급여 5,500만 원을 넘으면 13.2%가 적용돼 118만 8,000원이 되고요.) 내 소득과 납입액에 맞춘 환급액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다만 이 배치는 고정값이 아니에요.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 상품 편입 기준은 세법과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거든요. 계좌를 트기 전에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금융회사별 수수료와 취급 상품을 비교하고, 국세청 홈택스 공지로 최신 세법 기준을 한 번 더 점검해 주세요.
다음 글에서는 ‘급여통장 어느 은행에 만들까: 급여이체 우대 혜택 비교 기준’을 다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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