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계좌

중개형 ISA에서 살 수 있는 상품과 없는 상품

글 · 머니로그 운영자 작성일

“중개형 ISA만 열면 테슬라든 엔비디아든 미국 주식을 세금 없이 살 수 있다”고 알고 계신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답부터 드리면, 안 됩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ETF는 ISA에 담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미국 시장 투자가 막히는 건 아닙니다. 미국 S&P500이나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가 한국거래소에도 상장돼 있고, 이런 ‘국내 상장 해외 ETF’는 중개형 ISA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거든요. 세금 구조를 뜯어보면 ISA의 절세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는 상품이 오히려 이쪽이에요. 이 글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경계를 표 하나로 긋고, 그 경계가 세금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까지 이어서 정리합니다.

가능/불가 상품, 표 하나로 정리

중개형·신탁형·일임형의 전체 구도는 지난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신규 가입자 대부분이 고르는 중개형 기준으로만 봅니다.

상품중개형 ISA 편입비고
국내 상장주식가능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직접 매매
국내 상장 ETF·ETN가능S&P500·나스닥100 등 해외지수 추종 ETF 포함
공모펀드·리츠가능취급 라인업은 증권사별로 다름
채권·RP가능상장채권은 편입 허용, RP는 취급 증권사 확인
파생결합증권(ELS 등)가능취급 여부는 증권사별로 확인
해외 상장주식불가미국·일본 등 해외 거래소 직접 매매 불가
해외 상장 ETF불가국내 상장 해외 ETF로 대체 가능
은행 예·적금불가신탁형 ISA에서만 편입 가능
가상자산·선물·옵션불가신용·미수거래도 불가, 현금 매수만 가능

기준은 종목이 아니라 상장 거래소예요.

이 한 줄이 표 전체를 관통합니다. 같은 애플에 투자하더라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식을 직접 사는 건 불가능하고, 애플이 담긴 국내 상장 미국 ETF를 사는 건 가능해요. ‘미국 지수 ETF’라는 이름만 보고 편입 여부를 가늠하려 하면 오히려 판단이 어긋나기 쉬워요. 기준이 되는 건 상품 이름이 아니라 그 종목이 상장된 시장입니다. 증권사 앱에서 검색했을 때 원화로 거래되는 국내 상장 종목이면 가능, 달러로 거래되는 해외 상장이면 불가 — 이 정도만 기억해도 “이건 될까?” 싶은 상품 대부분을 스스로 판정할 수 있어요.

해외주식은 안 되는데 미국 지수 투자는 되는 이유

이 구분이 규정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상장 시장에 따라 세금 계산 방식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2025년 세법 기준, 일반 계좌에서의 과세를 놓고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해외 상장 ETF나 해외주식의 매매차익은 연 250만 원을 공제한 뒤 22% 양도소득세가 붙어요. 반면 국내 상장 해외 ETF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가 원천징수되고, 금액이 커지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될 수도 있죠.

같은 상품을 일반 계좌가 아니라 ISA 계좌에 담으면 과세 방식 자체가 바뀝니다. 일반형 기준 수익 200만 원(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로 끝나요. 종합과세에 합산될 걱정도 사라지고요. 국내 상장주식은 애초에 소액주주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어서 ISA에 담아도 아낄 게 별로 없는 반면, 국내 상장 해외 ETF는 원래 내야 할 세금이 크다 보니 아끼는 금액도 그만큼 커지는 구조예요. ISA가 미국 지수 투자자에게 특히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얼마 전 동료가 ISA로 미국 주식도 살 수 있는 줄 알고 있길래, 제 계좌 화면을 같이 열어 보여 준 일이 있어요. 해외 종목은 주문 단계에서 아예 막혀 있는 걸 눈으로 보고 나서야 둘 다 미련 없이 정리가 됐습니다.

숫자로 확인하면 차이가 꽤 큽니다

국내 상장 S&P500 ETF에서 매매차익 500만 원이 났다고 가정해 볼게요. 2025년 세법 기준으로 계좌별 세금은 이렇게 갈립니다.

  • 일반 증권 계좌: 500만 원 × 15.4% = 77만 원
  • ISA 일반형: 200만 원 비과세, 나머지 300만 원 × 9.9% = 29만 7,000원
  • ISA 서민형: 400만 원 비과세, 나머지 100만 원 × 9.9% = 9만 9,000원

같은 수익인데 일반형만 돼도 47만 원 넘게, 서민형이면 67만 원 넘게 세금이 줄어요.

여기에 손익통산이 얹힙니다. A ETF에서 300만 원을 벌고 B ETF에서 100만 원을 잃었다면 ISA는 순이익 200만 원만 놓고 세금을 계산하고, 이 금액은 일반형 비과세 한도 안이라 세금이 아예 없어요. 일반 계좌였다면 손실과 무관하게 300만 원 수익에 46만 2,000원이 원천징수됐을 상황이죠. 손실 난 종목이 하나라도 있는 해에는 이 차이가 체감상 더 큽니다. 내 투자 금액과 예상 수익률 기준으로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ISA 절세효과 계산기에 숫자를 넣어 보면 바로 나와요.

예금이 안 되는 자리는 무엇으로 채울까

중개형에서 자주 아쉬워하는 대목이 은행 예·적금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이에요. 실제로는 대기 자금이나 안전자산 몫을 RP(환매조건부채권), 발행어음, 단기 채권 같은 상품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금리 수준은 예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다른 정도인데,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차이는 알고 담아야 합니다. 취급 여부와 금리도 증권사마다 달라요. 지금 눈여겨보던 예금 금리와 견주고 싶다면 예적금 이자 계산기로 세후 이자를 먼저 뽑아 두면 비교가 쉬워집니다. 반대로 투자 상품 없이 예금 위주로만 굴릴 계획이라면, 저는 중개형을 고집할 이유가 없고 애초에 신탁형이 맞는 선택이라고 봐요.

가입 전에 마지막으로 짚을 것들

같은 중개형이라도 증권사마다 취급하는 펀드·ELS·RP 라인업이 다릅니다.

그래서 사고 싶은 상품이 정해져 있다면 순서를 바꾸는 게 안전해요. 계좌부터 트는 게 아니라, 그 증권사가 해당 상품을 다루는지 확인하고 나서 계좌를 여는 거죠. 금융회사별 상품과 수수료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비교할 수 있고, 계좌 개설 전 점검 항목을 한 번에 훑고 싶다면 ISA 계좌 만들기 전 확인할 5가지도 같이 읽어 보세요.

이 글의 세율과 한도는 2025년 세법 기준이에요. 편입 가능 상품 범위와 세제는 개정될 수 있으니, 가입 직전에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공지에서 최신 기준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걸 권합니다. 참고로 3년 만기를 채운 뒤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추가 세액공제를 받는 길도 열리는데, 이 부분은 ISA 만기 후 연금계좌 이전으로 추가 세액공제 받는 방법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ISA를 어느 증권사에 열지 고민하던 지인과 두어 군데를 같이 견줘 본 적이 있어요. 같은 중개형인데도 메뉴에 뜨는 상품 구성이 꽤 달라서, 정작 물어본 사람보다 제가 더 오래 들여다봤던 기억이 나요.

계좌부터 트는 대신, 지금 쓰는 증권사 앱을 먼저 열어 담고 싶은 상품을 검색해 보세요. 원화로 거래되는 국내 상장 종목인지, 그 증권사 ISA 계좌에서 실제로 매수 가능한지 — 이 두 가지만 확인해도 계좌를 튼 뒤에야 안 된다는 걸 알고 돌아서는 헛걸음은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IRP 계좌 수수료 비교 — 은행 vs 증권사”를 다룰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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