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계산하는 법 — 퇴직연금 DB형 vs DC형 차이까지
퇴직금은 마지막 월급에 다닌 햇수를 곱하면 나온다. 회사가 알아서 계산해 주니 내가 들여다볼 일은 없다. 이 두 가지를 믿고 있다가 퇴사할 때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어, 생각보다 적네?” 하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둘 다 절반만 맞는 얘기예요. 퇴직금의 기준은 ‘월급’이 아니라 ‘평균임금’이라 상여금과 수당에 따라 액수가 오르내리고, 회사가 DC형 퇴직연금을 굴리고 있다면 그 곱셈 공식 자체가 아예 안 통하거든요. 결국 내 퇴직급여가 어떤 방식으로 쌓이느냐에 따라 계산법이 갈립니다. 공식과 제도 유형을 한자리에 놓고 정리해 볼게요.
퇴직금의 기준은 월급이 아니라 ‘평균임금’이에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법정 공식부터 봅시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계속근로기간)
여기서 발이 걸리는 게 ‘1일 평균임금’이에요. 퇴직일 직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3개월의 총 일수로 나눈 값인데, 임금 총액에 기본급만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연장·야간근로수당 같은 각종 수당은 물론이고, 연간 상여금의 3개월분(연 상여 총액의 12분의 3)에 연차수당 일부까지 얹혀요. ‘마지막 월급 × 근속연수’로 어림한 숫자와 실제 지급액이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안전장치도 있어요. 이렇게 계산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게 나오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삼도록 되어 있어서, 퇴사 직전 무급휴직 같은 사정으로 임금이 뚝 떨어졌다고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는 아닙니다.
지급 대상 요건은 짧게 짚고 갈게요.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이면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아르바이트든 가리지 않고 퇴직급여를 받습니다. 세부 요건과 예외까지 확인하고 싶다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의 퇴직금 계산기와 안내 자료를 직접 열어 보는 게 제일 정확해요.
예시로 직접 계산해 보기 — 월 300만 원, 근속 5년
공식만 들여다봐선 좀처럼 와닿지 않으니 실제 숫자를 대입해 볼게요. 상여금도 수당도 없이 매달 300만 원만 받는 직장인이 딱 5년을 채우고 나온다고 가정해 볼게요. 퇴사 전 3개월 일수는 92일로 잡습니다.
3개월 임금 총액은 300만 원 × 3 = 900만 원. 이걸 92일로 나누면 1일 평균임금이 약 97,826원이에요. 여기에 30일을 곱한 약 2,934,780원이 1년치 퇴직금이고, 근속 5년이니 최종 금액은 약 14,673,900원, 반올림해서 대략 1,467만 원이 됩니다.
‘300만 원 × 5년 = 1,500만 원’이라는 머릿속 어림값과 30만 원 넘게 차이가 나죠. 3개월 총 일수가 89~92일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상여·수당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또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간격이 더 벌어질 수도, 좁혀질 수도 있어요. 연간 상여금 360만 원을 받는 사람이라면 그 3개월분인 90만 원이 임금 총액에 붙어서 같은 조건인데도 퇴직금이 약 147만 원 늘어납니다. 상여 하나로 이만큼 갈린다는 얘기예요.
고백하자면 저도 이 계산을 제대로 들여다본 건 순전히 딴짓 덕분이었어요.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몇 년째 안 읽고 쌓아 두기만 한 퇴직연금 안내 메일을 무심코 열었는데, 거기 적힌 예상 금액이 제가 속으로 잡아 두던 숫자와 달라서 한참 갸웃했거든요. 월급 곱하기 연차면 끝이라고 믿었던 게 살짝 민망해지는 순간이었죠. 그 뒤로는 급여명세서의 수당 항목을 예전보다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DB형 vs DC형 — 같은 퇴직급여, 쌓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단, 이 공식이 어느 회사에서나 똑같이 통하는 건 아니에요. 위 공식이 그대로 먹히는 건 퇴직금 제도이거나 퇴직연금 중 DB형(확정급여형)일 때예요. 회사가 DC형(확정기여형)을 운영한다면 이야기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두 유형이 어떻게 갈리는지 표로 먼저 놓고 볼게요.
| 구분 | DB형(확정급여형) | DC형(확정기여형) |
|---|---|---|
| 적립·운용 주체 | 회사 | 근로자 본인 |
| 회사의 의무 | 퇴직 시점에 법정 공식대로 지급 |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납입 |
| 수령액 결정 방식 | 퇴사 직전 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 | 그동안 납입된 원금 + 운용 손익 |
| 운용 성과의 귀속 | 회사(잘 굴려도 못 굴려도 내 수령액 동일) | 근로자(수익도 손실도 내 몫) |
| 유리한 상황 | 임금상승률이 높을 때 | 내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을 때 |
표를 말로 풀면 이렇습니다. DB형은 회사가 돈을 굴리고, 나는 퇴사할 때 법정 공식대로 확정된 금액을 받아요. DC형은 회사가 매년 한 달치 월급 수준의 돈을 내 계좌에 넣어 주고, 그 돈을 굴리는 책임과 결과가 통째로 나에게 넘어옵니다.
DC형이라고 하면 “회사가 퇴직금을 안 주는 제도 아니냐”고 받아들이기 쉬운데, 납입 자체가 법으로 강제되는 회사 의무라 돈을 안 받는 게 아니라 받는 시점과 운용 주체가 다를 뿐입니다. 두 유형의 구조와 내 계좌를 어디서 확인하는지는 퇴직연금 DB형 vs DC형 차이 글에서 더 파고들었으니 같이 보면 좋아요.
임금상승률 vs 운용수익률, 유불리를 가르는 한 줄 기준
그럼 나는 어느 쪽이 유리할까. 판단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내 임금상승률이 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형, 반대면 DC형이 유리해요.
이유를 뜯어 보면 이렇습니다. DB형은 ‘퇴사 직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통째로 곱하니까, 연봉이 가파르게 오르는 사람일수록 마지막 임금 기준이라는 프리미엄을 크게 챙겨요. DC형은 매년 넣어 준 돈이 그때그때 복리로 굴러가니까, 운용을 잘할수록 격차를 벌리는 구조고요.
첫해 월급 300만 원, 근속 10년, 상여 없음으로 단순화해 두 시나리오를 돌려 봤어요.
| 시나리오 | DB형 예상 수령액 | DC형 예상 수령액 |
|---|---|---|
| 임금상승률 연 5% · 운용수익률 연 3% | 약 4,654만 원 | 약 4,275만 원 |
| 임금상승률 연 2% · 운용수익률 연 6% | 약 3,585만 원 | 약 4,289만 원 |
첫 번째는 승진과 호봉으로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경우인데, 가만있어도 마지막 월급 기준으로 정산해 주는 DB형이 380만 원 가까이 앞섭니다. 두 번째처럼 임금은 완만하게 오르는 대신 운용수익률이 그보다 높으면 DC형이 700만 원 이상 벌어지고요.
다만 이건 세전 금액에 매년 똑같은 상승률·수익률을 가정한 예시예요. 실제로는 임금이 정체되는 해도, 투자가 손실 나는 구간도 섞이니까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 주세요. 그래서 실무에서는 “호봉제·연공서열이 센 회사면 DB형 유지, 임금 인상이 멈췄거나 이직이 잦으면 DC형 전환 검토” 정도를 판단 프레임으로 많이 씁니다. 저는 커리어 초반에 연봉이 빠르게 오를 여지가 큰 사람이라면 서두르지 말고 DB형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이 낫다고 봐요. 한 가지 덧붙이면,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탄 뒤 다시 되돌리는 건 회사 규약상 막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전환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받을 때는 IRP로 — 세금까지 챙겨야 진짜 마무리
계산을 끝냈다면 남은 건 ‘어떻게 받느냐’예요. 55세 이전에 퇴직하면 퇴직급여는 원칙적으로 IRP 계좌로 이전받게 되어 있습니다(소액 등 일부 예외 제외). 이 IRP에 들어온 돈을 바로 찾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내지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이 감면돼요. 같은 퇴직금이라도 수령 방식 하나로 손에 쥐는 액수가 달라지는 겁니다.
IRP 계좌가 아직 없다면 연금저축펀드 vs IRP 비교 글에서 계좌 성격부터 잡는 걸 추천하고, 급하다고 중간에 깨면 얼마나 손해인지는 IRP 중도해지 비용 정리 글을 먼저 보는 게 좋아요. 재직 중에 IRP로 추가 납입하면 세액공제도 받는데, 내 연봉이면 얼마나 돌려받는지는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계산식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기준이고, 예시 수치는 2025년 기준으로 잡았어요. 퇴직연금 운용 규제나 세제는 개정될 수 있으니 회사 규약과 함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해 보세요. 퇴직소득세율 구간과 연금 수령 시 감면율은 해마다 손질될 수 있으니, 정확한 세율은 국세청 홈택스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그래서 무엇부터 손대면 좋을까요. 회사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 앱에서 내 퇴직급여가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조회해 두세요. 유형을 알아야 위 계산도, 유불리 판단도 비로소 내 얘기가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연금저축을 중도해지하지 않고 급전을 마련하는 방법, 연금저축 담보대출을 다뤄 볼게요.
- #퇴직금
- #퇴직연금
- #DB형
- #DC형
- #I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