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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 vs 저축, 뭐가 먼저일까: 금리로 판단하는 기준

글 · 머니로그 운영자 작성일

성과급 300만 원이 통장에 찍힌 날 저녁, 앱 두 개를 번갈아 열어 본 적 있으실 거예요. 하나는 잔액 2,000만 원이 좀처럼 안 줄어드는 신용대출 화면, 다른 하나는 연 4% 특판 예금의 가입 버튼. 엄지가 두 화면 사이를 몇 번씩 오가다가 결국 “일단 파킹통장에 넣어 두고 천천히 생각하자”로 끝나는 밤이요.

답부터 드릴게요. 이건 감으로 정할 문제가 아니라 곱셈 몇 번이면 답이 나오는 문제고, 기준은 딱 하나입니다. 내 대출금리와 세후 저축 금리, 둘 중 어느 쪽이 높은가.

판단 기준은 하나, 대출금리 vs 세후 저축 금리

대출을 갚는 건 그 대출금리만큼의 확정 수익을 얻는 것과 같아요. 연 6.5% 신용대출 500만 원을 갚으면 앞으로 낼 이자 연 32만 5,000원이 사라지는데, 이 절감액은 주가가 빠지든 금리가 움직이든 변하지 않거든요. 원금 손실 위험 없이 수익률이 확정되는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시중 어디에도 없는 조건이죠.

반면 저축은 이자를 온전히 다 받지 못해요. 이자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15.4%가 원천징수되거든요(2025년 세법 기준). 예금 광고 배너에 큼직하게 뜬 ‘연 4%‘도 세전 숫자라서, 만기에 실제로 찍힌 이자를 보면 광고보다 적게 들어와 있어요. 실제 손에 쥐는 수익률은 4% × (1 − 0.154) = 연 약 3.38%까지 내려갑니다. 세전·세후 이자가 어떻게 갈라지는지는 예금 이자에 붙는 세금 15.4% 계산법에 따로 정리해 뒀고, 내 금액과 금리 기준으로 바로 보고 싶다면 예적금 이자 계산기에 숫자만 넣으면 돼요.

그래서 비교식은 이렇게까지 단순해집니다. 대출금리가 “저축 금리 × 0.846”보다 높으면 상환이 이득, 낮으면 저축이 이득. 연 4% 예금이 대출 상환을 이기려면 대출금리가 3.38%보다 낮아야 하는데, 요즘 신용대출 금리를 떠올려 보면 꽤 만나기 어려운 조건이에요.

금리대별 판단 매트릭스

대출은 종류마다 금리대가 크게 달라서, 어느 구간이면 상환이 유리한지 표로 나눠 봤어요. 표의 금리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 수치라서, 실제 내 대출 금리와 지금 판매 중인 예적금 금리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직접 비교하는 게 정확합니다.

내 대출 (금리는 예시)세후 저축 금리(약 3.4% 가정)와 비교판단
리볼빙·카드론·현금서비스 (연 15~19%)압도적으로 높음여윳돈 전부 상환, 고민할 이유 없음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연 5~7%)확실히 높음비상금 뺀 여윳돈은 상환 우선
주택담보대출 (연 3.5~4.5%)비슷하거나 약간 높음중도상환수수료·소득공제까지 따져 판단
정책대출 — 디딤돌·버팀목 등 (연 2~3%)오히려 낮을 수 있음저축·투자와 병행할 여지 있음

위쪽 두 줄은 사실 계산할 것도 없어요. 세후 3%대 저축으로 연 15%짜리 빚을 이기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고금리 대출부터 갚아라”라는 원칙이 어느 재테크 책을 펴도 반복되는 이유가 이겁니다.

진짜 고민은 세 번째 줄부터예요. 주택담보대출처럼 대출금리와 세후 저축 금리가 엇비슷한 구간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 같은 부대비용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거든요. 이 부분은 바로 아래에서 숫자로 확인해 볼게요. 참고로 마이너스통장은 쓴 만큼만 이자가 붙는 구조라 일반 신용대출과 계산이 조금 다른데, 그 얘기는 마이너스통장 만들기 전 알아야 할 것들에서 다뤘어요.

여윳돈 500만 원,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넣어 계산해 보면

수수료 물면 손해 아닌가 싶어서 상환을 미루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대부분은 그 반대예요. 숫자로 볼게요.

조건을 구체적으로 잡습니다. 3년 만기 신용대출 2,000만 원(금리 연 6.5%, 만기일시상환 가정)을 받은 지 1년이 지났고, 중도상환수수료율은 0.6%(잔여기간 비례 차감 방식). 여기에 여윳돈 500만 원이 생겼어요.

중도상환수수료는 보통 “상환액 × 수수료율 × (잔여기간 ÷ 대출기간)“으로 계산해요. 이 조건이면 500만 원 × 0.6% × (24개월 ÷ 36개월) = 20,000원이 나옵니다. 대신 500만 원을 갚으면 남은 2년 동안 이자가 500만 원 × 6.5% × 2년 = 65만 원 줄어들죠. 수수료를 빼도 약 63만 원이 남아요. 같은 돈을 연 4% 예금에 2년 넣으면? 세전 이자 40만 원, 15.4% 세금을 떼면 세후 약 33만 8,000원. 상환 쪽이 29만 원 이상 앞섭니다. 2만 원이 아까워서 63만 원을 포기하는 그림이 되는 거예요.

다만 이 계산은 단순화한 예시라는 걸 짚어 둘게요. 원리금균등처럼 원금이 매달 줄어드는 방식이라면 절감액이 이보다 작아지는데, 상환방식별 이자 구조 차이는 원리금균등 vs 원금균등 vs 만기일시 비교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중도상환수수료율과 면제 조건도 은행·상품마다 다르고, 2025년부터 산정 방식이 실비용 기반으로 개편되면서 이전보다 낮아진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실행 후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아예 면제되는 상품도 흔하고요. 내 대출의 정확한 수수료율과 면제 시점은 대출 약정서나 은행 앱의 상환 화면에서 꼭 확인해 보세요.

얼마 전에 회사 동료가 여윳돈이 생겼는데 수수료 때문에 그냥 적금에 넣을까 한다길래,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면서 각자 휴대폰 계산기로 위 공식대로 같이 두드려 본 적이 있어요. 동료 대출이 6%대 신용대출이라 답은 금방 나왔는데, 이렇게 대출금리와 세후 금리를 메모장에 두 줄로 나란히 적어 놓고 보면 망설이던 게 의외로 싱겁게 정리되더라고요.

예외 1 — 비상금 최소선은 건드리지 마세요

계산상 상환이 유리하다고 통장을 탈탈 털어 넣으면, 이번엔 다른 함정이 기다려요.

갚아 버린 돈은 다시 꺼낼 수 없습니다. 몇 달 뒤 급전이 필요해지면 결국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처럼 더 비싼 빚에 손을 대게 되고, 연 6.5% 빚을 갚으려다 연 15% 빚을 새로 만드는 역설이 벌어지죠. 그래서 월 고정지출 3개월치 정도의 비상금은 파킹통장에 남겨 두고, 그 위로 쌓인 여윳돈만 가지고 상환 여부를 판단하는 게 안전해요. 적정 비상금 규모를 잡는 기준은 비상금은 얼마가 적당할까에 계산법과 함께 정리해 뒀습니다.

예외가 하나 있긴 해요. 마이너스통장은 갚아도 한도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상환 자체가 비상금 확보를 겸합니다. 이 경우라면 비상금 걱정을 조금 내려놓고 갚아도 괜찮아요.

예외 2 — 이런 경우엔 저축이 먼저일 수 있어요

대출금리가 연 2~3%대인 정책대출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이 연금저축에 납입하면 납입액의 16.5%를 세액공제로 돌려받는데(2025년 세법 기준), 이건 납입하는 순간 확정되는 수익률이라 연 2%대 대출을 앞당겨 갚는 것보다 훨씬 커요. 내 연봉 기준 환급액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로 미리 뽑아 볼 수 있어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처럼 대출 이자 부담을 세금으로 일부 돌려받는 제도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도 실질 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낮아질 수 있고요. 다만 공제 요건과 한도는 세법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국세청 최신 기준을 확인한 뒤 판단하는 쪽을 권해요. 저는 이 금리대의 대출이라면 굳이 서두르지 않고 저축·투자와 병행하는 편이 낫다고 보는 쪽입니다.

순서를 하나로 정리하면

비상금 3개월치 확보가 먼저고, 그다음 연 두 자릿수 금리의 고금리 대출을 전부 갚고, 마지막으로 남은 대출은 “대출금리 vs 세후 저축 금리 + 중도상환수수료” 계산으로 저울질하는 순서예요. 이 세 단계만 지켜도 성과급이 들어온 날 밤에 앱 두 개를 번갈아 보며 망설일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복잡하게 들려도 핵심은 간단해요. 예금 금리에 0.846을 곱한 값을 내 대출금리 옆에 나란히 놓아 보세요. 광고 속 세전 금리가 아니라 세후 금리로 비교해야 대출 상환의 진짜 가치가 보이고, 사실 그 비교 한 번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내 대출 조건을 꺼내 놓고 직접 계산해 보면 감이 잡힐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무너진 포트폴리오 비율을 되돌리는 리밸런싱, 그중에서도 주기 방식과 밴드 방식의 차이와 실전 계산법을 다룰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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